2008년 12월 29일
작전명 : 티거를 견인하라!
수십톤의 쇳덩이를 거친 전장환경에서 날뛰게 만드는건 예나 지금이나 만만찮은 일입니다. 기술이 발달한 요즘 세상에도 기동하다 퍼지는 전차는 숱하게 나오는 마당인데 지금보다 더 기술이 떨어졌던 2차대전때야 말해 입만 아프지요.
무한팩토리 신공을 발휘하는 소련이야 전차가 파손되거나 퍼지면 갖다 버리고 새 전차 받아다 돌진하는 물량공세를 쏟아부을 수 있다지만 소련의 기갑웨이브에다 더하여 허구헌날 공장·수송수단을 두들겨대는 영국과 천조국의 폭격에도 시달리는 독일 입장에서는 전차 한대한대가 귀하기 그지없으니 일단 최대한 끌고와서 수리해다 다시 전장에 투입해야만 했고, 그게 독일 기갑부대 최강의 전차 티거라면 더더욱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회수하여 수리해야만 했습니다.

티거 배치 초기 독일군이 티거를 견인한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정비대대에 표준적으로 배치되는 18톤급 Sd.Kfg.9 트럭으로 티거를 견인하는데,(맨 후방에 포탑 위에 사람이 올라서 있는 티거 모습이 살짝 보입니다.) 티거 자체의 중량이 무식한 수준이니 도저히 1대 가지고는 어떻게 방법이 안나와 두대 연결해서 겔겔대고 있는, 눈물이 앞을 가리는 사진 되겠습니다. 커흑...
18톤 트럭 두세대 연결하면 어케어케 견인은 되는데 문제는 트럭 두대를 연결할 공간이 나오면 다행인데 이 공간이 안나온다면? 공간 안나온다고 금쪽같은 티거 눈물을 머금고 방기할 수도 없고... 그래서 독일은 본격적인 전차회수차의 개발에 나서게 됩니다.
우선 쉽게 손이 닿는 구형전차의 개조부터 들어갑니다. 구난전차라고 해서 요즘의 구난전차처럼(K1 구난전차라든지 M88A1등..) 여러 가지 장비가 부착된 상부전투실을 올린건 아니고 단지 포탑을 들어낸 뒤 그자리에 나무 등으로 상부구조물을 올리고 윈치등을 달아서 개조한 장비입니다. 이 3호 구난전차(Bergepanzer III/Sd.Kfg.143)는 1944년 3월부터 12월까지 구식이 된 3호전차 E,F,G형 150대 가량(일설에는 170대를 넘는다고 하기도 하고..)을 개조해서 만들어졌는데... 이놈으로 티거까지 견인이 될까요? 제 생각에는 좀 많이 어려워 보입니다-_-;;;
4호 전차를 개조한 구난전차도 당연히 있습니다.....만, 1941년 10월에서 12월까지 소수의 차량이 제작되었고, 이후에는 전방부대에서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현지개조하는 형식으로 총 36대 정도가 제작된 것이 전부입니다. 아무래도 독일 기갑세력의 실질적인 주력전차였던 만큼 전선의 수요를 충당하기에도 모자란 관계로 상당히 적은 숫자만이 개조된 것으로 보입니다. 얘도 티거 견인하긴 좀 부족해 보입니다.
말로만 본격이지 구형전차 대충 포탑 떼서 견인이나 좀 하게 만든 임시땜빵차량들을 거쳐 독일은 드디어 본격적인 중전차 회수를 위한 구난전차를 만드니 그 이름도 영명하신 베르게판터입니다.
진짜 본격 중전차 회수용 구난전차 베르게판터.
사진상으로 저 뒤에 끌려오는게 엘레판트인지 페르디난트인지 모르겠네요-_-;;; 러시아 같기도 하고...
베르게판터(Bergepather/Bergepanzer III/Sd.Kfg.179)는 처음부터 티거나 엘레판트 같은 중전차를 견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구난전차로 2차대전 구난전차중에서 최고로 꼽히는 전차입니다. 티거 배치부터 온갖 삽질을 푼 독일 육군의 주문으로 1943년 6월에 MAN사가 최초로 판터 D형 12대를 개조한 것이 시작입니다. 실패로 끝난 치타델 작전 종료 후 오만가지 말썽을 부렸던 초기형 판터들을 거의 전부 다 회수해서 9월까지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279대의 베르게판터가 생산되었으며 야전에서도 손상이 심한 판터를 회수하여 수리하는 과정에서 현지개조로 베르게판터가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독일육군이 맘먹고 제작한 구난전차답게 전장에서 전차를 회수할 때 구난전차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20mm Kw.K.38 L/55포와 기관총 1정이 탑재되었습니다. 다만 나중에 현지개조로 제작된 베르게판터는 20mm포 대신에 기관총 두정을 탑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판터를 개조한게 베르게판터, 그렇다면 티거를 개조한 베르게티거는 없을까요? 뭐 일단 말썽많은 엘레판트/페르디난트를 운용하던 653 중대전차대대에서는 티거(P)를 개조한 베르게티거(P)와 나중에 파손으로 회수된 엘레판트를 개조한 베르게엘레판트를 운용하기도 했습니다.(베르게티거(P) 3대, 베르게엘레판트 2대)
독일육군의 구난전차 중 최대의 떡대를 자랑하는 베르게티거(P), 베르게엘레판트와는 전면장갑의 형상이 좀 다릅니다.
오히려 자기가 진창에 빠져서 다른 엘레판트에게 견인되는 베르게엘레판트.
티거(P)야 원래 제식장비도 아닌데다 티거만큼의 효용성을 가진 차대가 아니라 베르게티거(P)로 개수되었다고 보여지지만, 제대로 공장에서 개수를 받아 출고된 베르게티거는 없는것으로 보입니다.
뭐 이유야 뻔하죠.
"임마 네들 정신이 있나효 없나효? 지금 전선에서는 "헐킈 님들하 스딸린2 뜨셨네연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빨리 와서 쟤네들 좀 때려부숴주세연 호롤로로로로ㅗ로로로롤ㄹ로로로로로롤"이러고 있는데 티거 차대로 뭘 어쩌자구효? 아놕 ㅋㅋㅋㅋㅋ 님들 귀여워랔ㅋㅋㅋㅋㅋㅋ. 님들 맞을래요? 네? 맞을래요? 당장 티거차대에 포탑 얹고 전선 고고싱할래여 아님 38(t)가지고 스딸린2에 닥돌할래효?"
티거 한대한대가 소중해 죽을 판국에 티거 차대로 베르게티거를 만들자 하면 군사령부 반응이 대략 위와 같았을겁니다 ㅋㅋㅋ. 더욱이 아래와 같은 명령도 첨부되어 내려온 판이었지요.
"네들 티거 엔진 말인데 그거 힘은 좋지만 티거 한대 기동시키는데 간당간당한거 알아효 몰라효? 한대 끌고다니기도 아실아실한데 그거 가지고 티거 한대 더 끌라 그러면 어떻게 될까효? 그렇죠? 엔진 퍼져효. 그럼 정비중대에서 네들 가만 둘까효 반쯤 조져놓을까효? 정비반장의 스패너에 뒤어지고 싶지 않으면 티거로 티거 견인하지 않는게 좋겠지효?"
그렇습니다. 700마력 출력의 엔진과 상당한 신뢰성을 보여주는(제대로 된 정비를 받는다는 전제 하에) 티거 트랜스미션이지만 이건 티거 한대를 구동시키는데 적절한 출력이고, 다른 티거 한대를 견인한다고 치면 티거 엔진과 트랜스미션은 당연히 무리가 가게 됩니다. 독일육군은 이때문에 티거로 다른 티거를 견인하는것을 금지시켰죠.
근데... 뭐 언제부터 군이 야전에서 규정대로 놀았나요? ㅋㅋㅋㅋ.
포탑내놔라 어흥~
베르게티거라고 해서 뭐 대단한 개량이 가해진건 아니고, 포탑이 손상된 티거의 포탑만 들어내면 포탑중량만큼 티거 전체 중량이 감소되니 엔진과 트랜스미션, 서스펜션에 가해지는 부담이 훨씬 줄어들고 그에 따라 다른 티거를 견인하더라도 적은 부담만 가해지게 되었습니다. 기록상에는 509 중전차대대가 야전에서 베르게티거 3대를 개조하고 이게 나중에 501 중전차대대로 이전되었다는 기록이 있는 정도지만 다른 중전차대대에서도 자체적으로 몇대씩은 보유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됩니다. 502 중전차대대 소속이었던 오토 카리우스도 베르게티거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역시 다 귀찮으니 이게 최고지요.
배고프지 말입니다 빨리 집에 가지 말입니다.
미하일 비트만의 활약으로 유명한 빌레르 보카쥬 전투 당시 파손된 231호차를 견인하는 티거의 스냅입니다. 이도저도 없으면 뭐 있나요. 되는대로 티거로 티거 견인하는거지요 ㅋㅋㅋㅋ.
# by | 2008/12/29 13:18 | 미분류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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